머니볼 2011
야구든 농구든 축구든 어떤 스포츠 영화는 공식이 딱 정해져 있다.
허접한 구단, 유능한 코치, 선수간, 코치간 갈등, 갈등 봉합, 승리, 감동
지금까지 나온 어떤 영화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나 다 똑같은 공식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내러티브가 스포츠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감동적이니까.
스포츠 자체가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스포츠가 각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본이 없어도 저렇게 재밌는 드라마가 각본이 조금만 더 곁들여 진다면 얼마나 더 재미지겠는가.
지금까지 봤던 스포츠 소재의 영화는 아무래도 올리버 스톤의 "Any Given Sunday" 정도가 아닐까 싶다.
플래툰의 NFL버전이라고 해야 겠지.
하나의 소대가 전쟁터와 같은 리그를 뚫고 나서 생존하기에는 많은 선수와 코치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
승리가 아니라 갈등에 촛점을 맞춘 최초의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스포츠 영화에서는 키플레이어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머니 볼에서의 키 플레이어는 단장이다. GM Grand Manager란 직책으로 야구단의 총 책임자로서의 연기를 브래드 핏이 소화한다.
물론 잘한다. 그의 연기는 톰크루즈의 자의식 과잉 연기의 거품은 조금 빠져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은 그 거품을 억지로 그에게 입혀준다. 이 영화는 담백한 맛의 영화가 아니라 다양한 토핑과 향신료가 덕지 덕지 배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브래드핏의 연기에 많은 거품을 끼게 해준다.
따라서 이 영화는 오직 브래드 핏의 영화가 되어버리고 만다. 스포츠의 팀웍이라는 것, 그 이상에 스티브 잡스와 같은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의 등장이 바로 승리와 미국이 바라는 그런 도전 정신이 이 영화의 주요 테마가 된다.
남들이 무엇을 하기 전의 그런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 그 것이 바로 남들과 다른 차별의 능력이 된다는 것이며
뉴욕 양키즈, 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돈 많은 부자 구단에 대항할 수 있는 가난한 구단의 해결책이라는 그런 방식.
바로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브래드 핏의 원맨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로서 감독이 등장하지만 역시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의 모습도 보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냥 브래드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굳이 나서서 대단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싶지 않을 때는 철저하게 영화에 녹아 들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게 연기하는 저 친구의 연기는 참으로 경이롭다 할 수 있다. 영화가 어떤 것인지가 아마도 저 배우의 연기가 결정되는 주요 이슈가 되는 것 같다.
부기나이트에서 그의 연기는 정말 부기 나이트 스러운 연기를 보여줬으며 레드 드래곤에서의 악질 리포터의 역할, 그리고 희생당하는 것이 통쾌하게 보여지게 하는 그런 연기를 또 누가 할 수 있겠는가.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브래드 핏을 첨 봤을 때도 로버트레드포드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이젠 브래드도 로버트 처럼 늙고 싶어한다는 야욕을 그냥 서슴없이 드러낸다.
그도 .. 지적이고, 의식있는 좌파 영화인으로 항상 젊은 배우들과 새로운 시도로 영화인생을 살고 싶어한다는 그런 열망.
항상 그런 식이지만..
여하튼 즐거운 영화였다.
영화란게 특별한 재미 없어도 그런 감동스러운 것이 바로 즐거움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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