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캐처 (2014) - 베넷 밀러
The following is based on a true story.
이렇게 시작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다양하겠지만, 반응은 비슷하다.
"휴~~~"
영화가 가지는 매력이나 사실에 대한 고발, 그리고 결국 내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벗어날 수 없는 수마처럼 내 삶을 휘감고 있는 부조리에 시달리게 된다.
근래 영화 관람 횟수가 급감하고, 영화 정보 수집도 부족하게 되면
오히려 영화를 볼 때 영화의 가치, 그리고 그 소요하게 되는 시간의 소중함이 더 커지며
영화에 집중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 영화도 역시 아무런 정보 없이 시작하게 된다.
베넷 밀러
카포티, 머니볼 등의 영화로 이미 잘 알려진 감독이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필립, 시모어, 호프먼".....
이 영화의 존 듀폰의 역은 당연히 그의 차지가 되었어야 한다.
아니 감독은 이미 호프먼을 머리속에 염두에 두고 각본을 집필한게 분명하다.
.......
다른 배우, 스티브 카렐의 연기가 모자라서 그런게 아니다.
이 배우가 존 듀폰을 연기하는 것을 꼭 보고 싶은 것이다.
그만큼 감독은 존 듀폰의 심리, 표현, 미묘한 변화에 이 영화의 모든 힘을 주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난 호프먼만 생각이 난다.
모스트 원티드 맨의 마지막 장면의 괴성과 같은 절망의 표정을 이 영화에선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편집적인 갑부의 연기를....
올림픽 금메달과 금수저 갑부 집안의 상속자.
이 두가지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인생의 타이틀이다.
꿈은 꾸지 않아도 "옳은 롤모델", 혹은 "성공한 삶"으로 "여겨지는" 삶의 타이틀 된다.
그 타이틀을 가진 두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어딘가 맞지 않는다.
승마 트로피 대신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레슬링 트로피를 채우고 싶다는 욕망은 그저 타인에게 비춰지기 위한, 혹은 "성공한 삶으로 여기지기 바라는" 그런 맘의 가장 기본적인 메타포로 배치되어 있지만
어쩌면 그 이 영화의 방점은 "여겨지는" 삶의 본질의 공허함이겠지.
아이들에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가치를 "설명" 해야 하는 금메달 리스트.
자신의 가치가 그저 금수저 물고 태어난 "3대째" 가 아니라 지적인 학자이자,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격렬하고 기교 가득한 스포츠를 주도하는 "올림피아드적 완성형 인간"이고 싶은 욕망만 있고, 실제로는 그냥 돈많은 갑부인 공허함.
자본주의의 가치는 그저 돈을 많이 번다면 된다는 그런 가치의 뒤.
1부 성공한 삶. 그리고 이어지는 2부의 제목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의
억지로 끌고 가는 1부만 못하는 속편의 끝은 그저 "느슨한 죽음"
이 주제는 머니볼에서도 꾸준하게 제기되는 관점이고, 카포티에서도 역시 성공한 작가로서의 삶, 그리고 그 이 후 2부의 타이틀을 정하지 못한 트루먼카포티의 삶이 영화의 방점이 찍혀 있듯이
폭스캐처에서도 역시 그런 주제의 변주를 하고 있다.
영화의 호흡이 길고, 사실적인 효과음... 시골의 아무소리 없는 그런 조용한 배경으로 영화는 매우 지루하다.
존 듀폰의 삶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 지루함, 그런 나른함, 그런 정적과도 같은 고독의 시간, 지루함을 견딜 수 없는 순간 사건은 그냥 벌어진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조용한 식당의 서빙 아줌마가 깬 접시가 내는 소음 정도로 그냥 "응?" .. "으응~" 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될 사건이고
아무도 그들의 2부가 실패했고, 성공할 수 없는 헛소동이었다는 것을 읽어내지 못할 것이다.
배넷 밀러의 영화는 다음 영화도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시간의 주름을 끄집어 내는 감독의 능력,
그리고 구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와 코헨형제의 파고를 시퀜스마다 섞어 놓고 보는 그런 영화는 보고 싶다.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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