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e Flowers
게이트 플라워즈의 신보.
머 이야기의 시작은 당연하게도 Top Band다.
편집의 묘미도 있겠지만 신대철의 일그러진 인상과 남궁연의 환호,
까칠한 표정의 기타리스트, 도저히 사회부적응자로 보이는 외모를 가진 보컬리스트.
이들이 탑밴드 시즌 1이 만들어낸 최고의 밴드 게이트 플라워즈다.
다른 밴드에 비해 한없이 가벼운 드럼소리와
그와는 상반된 두터운 베이스라인을 바탕으로
누구를 연상시키는 보컬.
누구를 카피한 것 같은 천연덕스러운 기타톤은
잠깐동안이라도 우리를 70년대 락커빌리로 초대한다.
이렇게 멋진 밴드는 탑밴드 시즌 2에는 없다.
게다기 이들의 음악도 또한 '누구'를 연상시키는 단단하고 까다로운, 실험적인 사운드가
심심치 않게 튀어나온다.
복고의 사운드에 세련된 감성을 가진 저 밴드의 감독은 도대체 누구인지 참 궁금하기도 했다.
그들이 새로운 음반을 발표했다.
"단 한장으로 한국 락음악계에 큰 파장을 던져 주었다."란 리뷰를 내심 기대했지만
솔직히 그정도는 아니다.
이전의 EP에서 나온 F.M 같이 귀에 쏙 들어오는 트랙은 이번 앨범에는 없다.
잠도 당최 오지 않는, 잠을 자려 해도 포기한 마당에 그들의 앨범을 곰곰히 듣다보니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락 음악에서 이런 음악을 듣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너무나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운드들.
잘 다듬어진 녹음에 담겨 있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하고 싶은건 다 해보는 것과 같은
그런 멋진 음반이다.
이런 음악이 대중적이라는 것에는 동의 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좋은 음악이라는 확신은 든다.
그렇지만 이상하다는 지점은...
이들이 과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란 점이다.
요새는 밴드들이 어느정도.. 최소한 자신들의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은 했으면 한다.
그정도 타협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고 권장하고 싶다.
그래야 그들을 계속 볼 수 있을테니까.
그러나 이번 앨범은 그런 지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한 곡 한곡 정성이 깃들어져 있는 것은 보이나
게이트 플라워즈가 그래도 인디씬이 아닌 어느정도 락을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언급될 정도의 트랙이 안보이는 점이다.
걱정되기도 하지만.
순수하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대단한 앨범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트랙 4. 서울발라드(돌아가지 않도록)은.. 영어로 불렀으면 Deep Purple의
한 곡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좋은 밴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고.
이들이 계속 음악하게 해주세요...란 소원을 이룩하기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CD한장 주문해주는 것과
이렇게 10명도 안볼 포스트를 올려주는게 전부일뿐.
잘한다. 게이트 플러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