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허정무호. 난 그 배 안탄다.
아무요
2010. 6. 19. 00:14
사진은 이동국이다.
개인적으로 이 선수 무척 안좋아한다.
이 선수의 주요한 표정은 저거다.
남을 바라보며 짜증내는 표정....
윙어가 개고생해서 올려준 헤딩 경합해서 넣으라고 올려준 센터링을
발리슛한다고 수비수 뒤에서 기다리는 친구다.
이 친구가 허정무號에 승선할때 참 우리나라 선수층이 얇다는 생각을 했다.
이 친구가 아르헨티나 전 교체 되어서 하프라인에 킥오프하려고 서있는 모습을 보고
그만 보기로 했다.
얼굴에 불만과 짜증이 가득한 표정을 보면서
이동국에게 기대하는 것은 아닐거라 생각이 들었다.
허정무號
허정무가 선장인 배를 일컫는 말이다.
號 : 보통 2월호, 3월호 할때도 이 한자를 쓴다.
왜 이런 의미의 한자가 배를 뜻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배 안에서의 규율은 매우 강하다고 한다.
고립된 곳에서 지휘체계가 흩어지면 반란이 일어나기 쉽상이고
그런 반란과 혼란은 인명이 경시되기 쉬워지고,
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장의 명령에는 복종해야 한다.
대신에 선장은 선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너의 명령을 복종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함이며
배를 출항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너의 판단력을 믿고 존중하기 때문이라는 무언의 계약관계가 성립하게 된다.
그런 믿음이 없어지면
그 배는 선상 반란이 일어나거나 살인이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감독의 많은 조건중에는
선수 장악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소위 "한국축구의 아버지"라 일컫어지는 히딩크씨도 잘했다고 하는 선수 장악능력.
역시 사견이지만 히딩크는 대단한 감독이라기 보다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감독이었다는 생각. 운이 장난아니게 좋은 감독이라는 생각.ㅋㅋㅋ
아르헨티나 전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속상하고, 우울하고, 답답하고.
이기면 아무 생각없었을텐데 지니까 생각이 많아진다.
난 축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술적인 패착이나
선수들의 능력치에 대한 상성이나 비교를 전혀 못한다.
다만
내가 허정무호의 선원이라면
어제의 경기... 예를 들자면 작은 전투에서의 패배로 인한
선체의 약간의 손상을 입었다해서 선장을 탓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의 패배는 '너가 평소에 갑판을 닦지 않아서야'
'니가 발포 준비가 늦기 때문이야'
'평소에 니가 맘에 안들었어.'
란 말을 들으며 그의 지휘에 따르고 싶은 맘은 없을 것 같다.
패배란 종합적인 요인의 결과물에 대해서
제대로된 분석을 할 수 없는 감독이나 선장은
승리도 할 수 없다.
경기전 마라도나의 걱정은 아마 하나였던 것 같다.
거친 경기 운영으로 자기 선수들이 다칠까봐, 혹은 경기력 발휘를 못할까봐.
그래서 마라도나는 자신의 경험을 들춰내 허정무를 약올렸다.
"태권도 축구"
우리 감독의 말은
"말로 축구하는게 아니다."
물론 그렇지만 마라도나의 저 도발은 자국 선수들의 안전과 안정적 경기력을 위한 배려였다.
그걸 알았다면 이렇게 말했어야지.
"각오하고 나와라. 죽고 싶지 않으면 출전명단에서 빼달라고 해라."
우리 감독이 말로도 지지 말고, 몸값비싼프로 선수들의 밑천을 박살낼 각오로 싸우겠다하면
그들도 몸을 사릴 것이다.
물론 경기에서 그럴 필요는 없어도 감독은 그렇게 말해도 된다.
감독 인터뷰로 인해서 퇴장당한 예는 없으니까.
결국 우리는 메시 발한번 제대로 걸지 못했고, 얌전하게 축구했다.
기술적인 선수를 기술로 막겠다고 기술좋은 선수를 내보내는줄 알았더니 축구 할줄 모르는 선수가 하나 나와 있더만.
축구에서 기술 좋은 선수는 거친 태클과 몸싸움으로 기술을 쓰지 못하게 하는거 아니었던가.
인터밀란이 메시를 잡을때도.
독일이 월드컵에서 선전하는 것도.(그러다 오늘 지기는 했어도ㅋㅋㅋ)
경기의 패인을 아들뻘 되는 선수의 실수와
선발출전의 이유가 맘에 안들어서...
라고 말하는 선장의 배가 ...
저 말을 듣고는 우리 16강 못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런 감독은 정말 싫다.
참고로
98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씨의 네델란드와 5대0
이후 차범근 경질.
마지막 경기 앞두고 귀국시킨 일이 있다.
그 때 방송에 나와 인터뷰하며 열변을 토하며
"지더라도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고, 격렬한 경기를 하지 않고 수비적인 전술에만 급급해서
수치의 5대 0 패배를 안긴 사람이 감독을 수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허정무 감독의 얼굴이 떠오른다.